나해와 조분의 관계가 무척 이상하다. 삼국사기 신라본기에 따르면 이 둘은 벌휴의 손자로서 조분의 父는 골정이고 나해의 父는 이매이니 서로 4촌 관계이다. 그런데 나해의 비는 助賁王之妹로 되어있고, 조분의 비는 阿爾兮夫人으로 奈解王之女라고 하였다. 이 기록을 통하여 조분의 입장에서 나해를 바라보면 4촌 형제이자 처남이자 장인이 되고, 누이는 장모가 된다. 신라사회가 아무리 근친혼이 심했다지만 이것은 상상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 좀 더 살펴보면 助賁王의 長子가 儒禮인데 그의 母는 朴氏 葛文王奈音之女로 되어있다. 조분의 妃는 유례의 母가 되어야 하니 두 기록 중 하나는 오류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 앞서 박씨신라의 왕계를 복원하면서 갈문왕은 왕의 장인에게 추봉하는 칭호임을 알았다. 그래서 이 기록도 조분의 비 奈解王之女를 유례의 母인 葛文王奈音之女로 고치면 복잡한 가족관계가 해소된다. 필사와 판각이 이루어지는 과정에 ‘音’이 ‘解’로 변경된 것임이 분명하다. 그리고 조분의 妹가 나해의 왕비가 되었으니, 당연히 골정은 갈문왕으로 추봉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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