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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ivemiri  (2013-02-14 01:43:27, Hit : 0, Vote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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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성주사 『무염비』의 「득란조」에 대한 고찰
성주사 『무염비』의 「득란조」에 대한 고찰




法號無染於圓覺祖師爲十世孫 俗姓金氏 以武烈大王爲八代祖 大父周川品眞骨位韓粲 高曾出入皆將相戶知之 父範淸族降眞骨一等曰得難
[國有五品 曰聖而(曰)眞骨曰得難 言貴姓之難得 文賦云或求易而得難從 言六頭品數多爲貴 猶一命至九 其四五品不足言]


위 문장은 본문과 주석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신라 골품제에 관련된 기록들이 많이 보이는데 眞骨, 聖而(曰)眞骨, 六頭品, 四五品 등 신라 골품제의 핵심 단어들이 모두 등장한다. 그래서 이 기록은 골품제 이해의 핵심적 사료로써 가치를 가지고 있다. 이 기록에 대하여 구체적 분석을 통하여 신라골품제를 들여다보자.

본문의 내용은 ‘法號無染..’으로 시작하여 ‘..得難’으로 끝을 맺고 있다. 문장은 平易한 서술을 하고 있어 의미를 파악하는데 별 어려움이 없다. 본문의 내용은 無染의 가계를 소개하는 것으로 그는 武烈大王의 후손으로 高曾祖는 장군과 제상으로 그리고 大父 周川은 진골로 韓粲의 지위에 올랐지만 父 範淸代에 이르러 진골에서 한 등급 떨어졌다고 하였다.

먼저 大父라는 단어를 살펴보자. 많은 연구자들은 이 대부를 단순하게 祖父로 번역을 해버린다. 그런데 大父의 의미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할아버지와 한 行列되는 有服親 밖의 男子’라고 되어 있다. 유복친에는 친족과 모계친척인 외족, 처계친척인 처족 등이 있는데, ‘服制에 따라 服을 입는 가까운 親戚’이라는 의미이다. 예를 들면 죽은 사람과 친척이라고 하더라도 親近의 차이에 따라 복제가 다르다. 즉 착용하는 복 자체도 구분되지만 상복을 입는 기간도 다르다.

이 대부라는 표현을 통하여 品이 眞骨이고 位가 韓粲이었던 周川은 無染과 제법 거리가 있는 혈족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父는 範淸이고, 가족은 眞骨에서 一等 강등되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로부터 無染은 眞骨에서 一等 강등된 상태 즉 육두품 신분에서 승려가 된 것인 것이다. 최치원이 찬한 『무염비』에서 「득란조」 본문의 마지막 구절을 보면 ‘父範淸族降眞骨一等曰得難’으로 끝을 맺고 있다. 그런데 마지막에 붙어 있는 ‘曰得難’이 전체적인 번역을 어렵게 만든다. 그리고 인하여 많은 논란이 발생하였다. 보통 많은 연구자들은 이 ‘得難’을 ‘육두품’에 대응하는 것으로 보기도 하고, 또는 眞骨과 육두품 사이의 신분으로 설정하기도 하는데 필자의 생각은 좀 다르다. 먼저 필자의 번역을 제시하면 아래와 같다.

‘法號는 無染으로 圓覺祖師에게 10대 (法)孫이 된다. 俗姓은 金氏로 武烈大王이 8대조이다. 大父 周川은 品이 진골이고 위가 韓粲이다. 고조와 증조는 출입하여 모두 장군과 재상이니 집집마다 그것을 안다. 아버지는 範淸이고 가족이 진골에서 한 등급 떨어졌다. 得難이라 이른다.’

앞서도 잠깐 언급을 하였지만 이 부분은 無染의 가계를 설명하는 부분이다. 8대조가 武烈大王이고, 고조와 증조는 장군과 재상을 역임했고, 大父 周川은 品이 진골이고 위가 韓粲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은 ‘戶知之’한다고 했다. 이상의 사실을 통하여 無染의 직계조상들은 진골의 品을 가지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아버지는 範淸 代에 가족이 진골에서 한 등급 떨어진 것이다. 그리고 이 族降과 관련하여 많은 연구자들은 ‘降眞骨一等 = 得難’으로 이해하였다. 그런데 이 ‘得難’은 이어지는 최치원의 주석에 다시 등장한다.

國有五品 曰聖而(曰)眞骨曰得難 言貴姓之難得 文賦云或求易而得難從 言六頭品數多爲貴猶一命至九 其四五品不足言

최치원은 ‘나라에 五品이 있다고 하였다.’ 그래서 주석문 속에서 五品을 찾아보면 聖而(曰)眞骨, 六頭品, 四五品이다. 聖而(曰)眞骨을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따라서 4개의 품계인지 5개의 품계인지 결정이 된다. 그리고 ‘國有五品’ 바로 뒤에는 ‘曰聖而(曰)眞骨曰得難’이라고 기록되어 있는데 이 부분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또 다시 五品을 정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먼저 첫 번째 번역 :  聖而(曰)眞骨이라 하고, 得難이라한다.
이러한 해석을 취한다면 5품은 聖而(曰)眞骨, 得難, 六頭品, 四五品 이렇게 5개가 된다.

그런데 「득란조」 본문을 보면 ‘眞骨’이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이 ‘眞骨’이라는 표현에 의하여 ‘聖而(曰)眞骨’을 하나의 품계로 이해하는데 문제가 발생한다. ‘聖而(曰)眞骨’을 ‘聖骨과 眞骨’의 합칭이라고 이해하면 ‘國有五品’에 위배되는 6개의 품계가 되어 버리고, ‘聖而(曰)眞骨’을 하나의 품계로 이해한다면 聖而(曰)眞骨, 眞骨, 得難, 六頭品, 四五品 이렇게 또 다시 6개의 품계가 되어버린다. 이러나저러나 모순이 발생한다.

두 번째 번역을 찾아보자.
「득란조」의 주석문에서 최치원은 ‘得難’을 文賦云或求易而得難이라하여 『文賦』에서 인용하였음을 밝히고 있다. 그렇다면 이 문장이 무슨 의미인지가 파악되어야 한다. 먼저 이에 관한 당대의 유일한 주석은 다음과 같다. 이 李善의 주는 당나라의 문인들이 실제로 참조했던 주석서이다 // 원문 출처 : http://www.xiexingcun.com/shiciqupianqu/04/d148.htm

『文賦』 본문 : 或本隱以之顯,或求易而得難。(혹은 근본은 숨어 있지만 그것은 나타나고, 혹은 구하기는 쉬우나 얻기 어렵다.)
『文賦』 문장에 대한 주석 : 【言或本之於隱而遂之顯, 或求之於易而便得難 之或為未, 非也。】
‘혹은 本之於隱而遂之顯(근본은 숨어 있지만 드디어 그것이 나타난다.) 혹은 求之於易而便得難(구하는 것이 쉬워 보이나 편하게 얻기 어렵다)’라고 말한다. 이것이 간혹 잘못이라 하는데, 아니다.

주석에 나타나는 ‘得難’의 의미는 ‘얻기 어려움’이다. 그래서 이러한 번역을 취하면 ‘曰聖而(曰)眞骨曰得難’은 ‘聖而(曰)眞骨을 일러 얻기 어려다(得難)고 이른다.’로 번역된다. 앞서 ‘聖而(曰)眞骨이라 하고, 得難이라한다.’와는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지게 된다. ‘得難’이 品階를 나타내는 의미를 전혀 가지지 못하고 단지 ‘聖而(曰)眞骨’이라는 品階는 얻기 어려운 것임을 나타낼 뿐이다.

「득란조」로 다시 돌아가 보자. 無染은 가족이 진골에서 일등급 강등되었지만 여전히 속성이 金氏라고 하였다. 이 부분은 「득란조」의 주석문에서 言貴姓之難得 文賦云或求易而得難從(번역:貴姓의 어렵게 얻음[難得]을 말한 것으로 『文賦』에 이르길 ‘或求易而得難(혹 구하기는 쉬우나 얻기 어렵다.)’고 한 것을 쫓았다.)과 연결된다.

지금까지 논지를 좀 정리해보면,
‘曰聖而(曰)眞骨曰得難’은 無染의 가족이 진골에서 6두품으로 강등된 것을 통하여 聖而(曰)眞骨은 얻기 어려운(得難) 品階임을 지적한 부분으로 파악되며, ‘言貴姓之難得’은 6두품으로 강등되었지만 無染이 俗姓金氏인 것으로 보아 貴姓(김씨)를 어렵게 얻어(難得) 선조들의 성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차후 좀 더 고찰이 필요한 부분이다.)


최치원은 비문을 작성함에 得難과 難得을 구분하여 사용하였다. 이것은 명백히 다른 의미를 나타내기 위한 표현 방식이다. 그래서 두 표현을 번역하여 이해할 때 그 기준으로 삼으라고 『文賦』의 문장을 추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즉 『文賦』에 기록된 원 문장의 정확한 의미를 최치원은 분명하게 알고 있었음에도 得難의 의미를 명확하게 이해시키기 위한 의도였을 것이다.


이어지는 문장을 보자.
言六頭品數多爲貴 猶一命至九 其四五品不足言(번역 : 6두품은 수가 많아 貴하다고 말한다. 마치 一命에서 九[命]에 이르는 것처럼 四五品은 말할 바가 못 된다.)

聖而(曰)眞骨을 제외한 나머지 品階를 설명하고 있다. ‘數多爲貴’라는 표현에서 多가 의미하는 바는 뒤에 기록된 一命至九에 관련하여 『周禮』 「春官」 「大宗伯조」에 보이는 숫자가 클수록 더 높은 지위를 뜻하는 九命制의 경우와 같이 숫자가 크므로 더 貴한 두품임을 설명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신라사회는 四五品, 六頭品, 聖而(曰)眞骨 이렇게 5개의 品階를 모두 언급한 것이다.


필자의 전체 해석은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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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號無染於圓覺祖師爲十世孫 俗姓金氏 以武烈大王爲八代祖 大父周川品眞骨位韓粲 高曾出入皆將相戶知之 父範淸族降眞骨一等曰得難
[國有五品 曰聖而(曰)眞骨曰得難 言貴姓之難得 文賦云或求易而得難從 言六頭品數多爲貴 猶一命至九 其四五品不足言]
法號는 無染으로 圓覺祖師에게 10대 (法)孫이 된다. 俗姓은 金氏이다. 武烈大王이 8대조이며, 大父 周川은 品이 진골이고 위가 韓粲이다. 고조와 증조는 출입하여 모두 장군과 재상이 되었다. 집집마다 그것을 안다. 아버지는 範淸이고 가족이 진골에서 한 등급 떨어졌다. 得難이라 이른다. [나라에 5품이 있다. 聖而眞骨(而는 접속사로 ‘聖, 그리고 眞骨’ 즉 성골과 진골을 말함)을 일러 得難(얻기가 어렵다)이라고 말한다. 貴姓의 어렵게 얻음[難得]을 말한 것으로 『文賦』에 이르길 ‘或求易而得難(혹 구하기는 쉬우나 얻기 어렵다.)’고 한 것을 쫓았다. 6두품은 수가 많아 貴하다고 말한다. 마치 一命에서 九[命]에 이르는 것처럼 四五品은 말할 바가 못 된다.

참고 // 집집마다 그것을 안다.得難이라 이른다.가 없더라도 문장을 이해하는 것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러나 최치원은 집집마다 그것을 안다.得難이라 이른다.를 삽입하여 비문을 작성하였다. 그러다 보니 得難에 의하여 문장의 본래 의미가 잘못 전해질 수 잇을 것 같다는 판단에 의하여 國有五品으로 시작하는 주석문을 삽입한 것으로 보인다.

감사합니다.
다음에 계속,.....
ver. 0. 0201302140120













잡담 : 설연휴가 끝나고 나니 벌써 2월도 중반을 넘기네여. 시간의 흐름이 무척 빠르다는 것을 다시금 느낍니다.

Posted by livemi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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