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쓰는 우리 상고사
鷄林類事에 기록된 仙人과 壇君
livemiri
2011. 1. 9. 18:01
鷄林類事에 기록된 仙人과 壇君
우리말에서 王은 ‘임금’이라고 한다. 이 ‘임금’이라는 단어의 어원에 대한 정설은 아직 없다. 필자는 이 ‘임금’이라는 말의 어원이 무엇일까를 늘 고민해 왔었다. 오늘은 이 임금이라는 단어를 좀 살펴보자.
필자는 예전 삼국사기 고구려본기 동천왕 21년조에 보이는 仙人王儉에 대하여 언급한 적이 있다. 관련기록을 다시 살펴보자.
○二十一年, 春二月, 王以<丸都城>經亂, 不可復都, 築<平壤城>, 移民及廟社. <平壤>者本仙人<王儉>之宅也. 或云王之都<王儉>.
위 기사에서 ‘平壤者本仙人王儉之宅也或云王之都王儉’의 정확한 의미를 언급하였다. 위 문장은 일부가 생략되어 있는데 그 생략된 부분을 적어서 문장을 완성하면 아래와 같다.
平壤者本仙人王儉之宅也 或云 (平壤者本仙人)王之都王儉(也)
평양은 본래 仙人王儉의 宅이다. 혹은 평양은 본래 仙人王의 都邑인 王儉이다.
위 삼국사기의 문장은 或云을 중심으로 2개의 문장을 나열한 것인데 앞 문장의 ‘仙人王儉’과 ‘宅’이 뒷 문장의 ‘仙人王’과 ‘都邑인 王儉’으로 대응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자!!! 여기서 ‘仙人王儉’ 또는 ‘仙人王’이 무엇인가? 보통 이러한 물음에 대다수의 사람들은 아무런 거리낌이 없이 ‘그 것은 단군왕검을 말하잖아.’라고 대답해 버린다. 과연 이러한 대답이 정답이 될 수 있을까?
仙人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옛 사람들의 기록 속에서 찾아보자.
仙人이라는 표현이 보이는 가장 이른 시기의 기록은 鷄林類事인데, 계림유사는 북송의 孫穆이 고려 숙종 8년(서기1103년)에 서장관으로서 사신을 수행하여 고려에 와, 당시 고려에 대한 견문록과 함께 고려어 약 350여 어휘를 채록하여 3권으로 분류 편찬한 책이다. 그 기록을 보면
‘仙人’을 ‘遷’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이것은 “중국사람들이 仙人이라고 이해하는 대상을 고려 사람들은 ‘遷’이라고 하였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遷’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먼저 계림유사의 기록은 보통 뒤에 있는 기록은 고려사람들이 실제 발음하는 소릿값을 나타낸다. 예로 一은 소리값이 河屯, 二는 소릿값이 途孛과 같은 식이다. 그러니 ‘遷’도 고려사람들이 仙人이라 하는 대상의 소리값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仙人은 신선을 표현하는 말인데 도저히 ‘遷’과는 소리값으로 연결되지가 않는다. 그렇다면 소리값이 아닌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鷄林類事의 고려어를 다시 살펴보면 ‘天 = 漢捺’이라는 표현이 보인다. 지금 우리말로 ‘하늘’이다. 그래서 간단한 추리를 해보면 ‘仙人 => 遷 => 天 => 漢捺 => 하늘’이라는 의미가 파악되어 질 수 있다. 그래서 鷄林類事는 ‘仙人’이란 것을 표현함에 하늘에 있는 존재를 나타내기 위하여 ‘天’과 소리값이 거의 같은 ‘遷’으로 표현하지 않았나 추측된다.
삼국유사에 인용되어 있는 [고기]에는 壇君王儉이라는 기록이 보인다. 그러나 삼국사기에는 분명 仙人王儉으로 기록되어 있다. 삼국사기의 저자 김부식은 분명 [고기]를 봤음을 언급하였다. 그런데도 [고기]에 기록되어 있는 표현인 壇君王儉으로 기록하지 않았다는 것은 김부식이 [고기]와는 다른 인식을 보여주는 것이다.
앞서 필자는 동천왕 21년조의 기록을 언급하였다.
平壤者本仙人王儉之宅也(평양은 본래 仙人王儉의 宅이다.)
김부식은 동천왕이 천도한 평양성을 仙人王儉의 宅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宅’이라는 표현을 통하여 仙人王儉의 실체를 엿볼 수 있다.
삼국유사에 인용된 [고기]를 살펴보면, 천상에 있던 환인의 아들 환웅이 인간세상을 다스리고 싶어한다. 바로 환인과 환웅이 바로 김부식이 인식한 하늘 위에 존재하는 仙人王儉인 것이다. 그 환웅이 太伯山頂神壇樹下에 내려오는데 그 강림한 지역을 일연은 묘향산으로 주석하고 있다. 그리고 환웅의 아들 壇君王儉이 개국한 곳으로 평양성이며 일연은 이 평양성을 당시의 서경(지금의 평양)으로 주석하고 있다. 이처럼 [고기]가 보여주는 것은 고려의 서경(지금의 평양)은 하늘에서 강림한 초월적 존재가 개국한 지역이라는 것이다. 사실 인간이 어떻게 하늘에서 내려올 수 있었겠는가? 혹시 우주인이나 외계인 ㅋㅋㅋㅋ
사실 환인, 환웅, 단군 등은 바로 그 당시 고려인들의 인식에 있던 천상의 초월적 존재로 인식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고기]의 기록이 보여주는 연장선에서 김부식의 인식이 파악되어 진다. 김부식은 환인, 환웅, 단군 등을 하늘에 있는 초월적 존재인 仙人으로 파악하여 동천왕이 천도한 평양성을 ‘仙人王儉의 宅’으로 이해한 것으로 보인다. 한마디로 ‘평양성은 본래 신선들이 하늘에서 내려와서 나라를 만들어서 놀던 땅덩어리라고 이해한 것’이라는 것이다.
자 그런데 여기서 ‘王儉(왕검)’이라는 표현이다. 필자는 이 ‘王儉(왕검)’을 ‘壬儉(임검)’이라는 표현이 어떠한 연유로 변형된 것으로 이해하지만 그 증거를 찾을 수는 없었다.
필자의 추측으로 仙人王儉은 仙人임금(임검)을 표현한 표현으로 보인다. 이 점은 그 뒤 或云 뒤에 이어지는 王之都王儉에서 ‘王’으로 표현된 것과 비교해 볼 수 있다. 분명 或云 앞의 문장에는 王儉으로 표현되어 있고 뒤의 문장에는 王으로 되어 있다. ‘王儉’이 ‘王’을 의미하기 위해서는 儉이라는 글자가 필요가 없다. ‘필요가 없는 글자를 덧붙여 기록하였다’고 사고하기에 앞서 처음부터 필요가 없었던 것이 아니고 王儉이라는 두 글자로 어떤 의미를 표현하고자 하였을 것이라고 파악하는 것이 더 정당하다.
그래서 仙人王儉은 仙人王과 같은 존재를 표현한 것이며, 앞의 기록(王儉)을 우리말에서 임금을 뜻하는 표현으로 이해할 때 여러 모순이 사라진다. 그래서 필자는 우리가 알고 있는 ‘임금’이라는 글자의 근원이 삼국사기에 보이는 王儉(任儉 임검)까지 소급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즉 王儉城(임검성) = 임금(王)이 살고 있는 성 사실 이 표현 또한 王險城에서 온 것 이지만,.. 이 점에 대해서는 차후에,...
자 그리고 고기의 기록에서 살펴볼 것이 단군에 대한 표현이다. 고기의 기록은 단군에서 ‘단자’를 ‘제단 壇’으로 표현하였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박달나무 단자 檀君’이 아닌 것이다. 壇君은 바로 제단에 그려져 있던 하늘에서 내려온 신성한 임금이었을 것이다. [고기]가 쓰여지기 전 고려의 평양지역에서 숭상받던 신령스러운 하늘임금이 바로 壇君이었을 것이다.
壇君 자체로 “제단에 있는 임금”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역앞’이나 ‘역전’을 ‘역전앞’으로 이중으로 표현하는 것과 같이 ‘壇君’을 ‘壇君임금’이라 불렀을 가능성이 아주 짙어 보인다.
감사합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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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作心三日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보통 새해가 시작되면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새로운 계획도 세우고, 뭔가 다짐도 하고 그러잖아요. 저도 뭐 큰 것은 아니지만 이것 저것 생각해 본 것들이 좀 있어요. 그 중에 하나는 ‘아들에게 화 내지 않기’였거든요. 근데 이제 겨우 9일차에 화를 내버리고 말았네요. 사람의 마음이 참 간사한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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