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사랑
세월__자작시
livemiri
2024. 7. 18. 20:46
세월 / 장대웅
자식 하나 키우더니,
이윽고 자식이 장성하여 집을 떠났다.
품 안에 자식이라고 그 누가 말했던가.
부부는 둘만 남았다.
세월이 첩첩히 쌓였으니,
이제는 미운정 고운정이 둘을 엮어준다.
이러저러 궁합이 맞지 않는 것도 많지만,
술 궁합 하나만큼은 찰떡궁합이다.
가끔 저녁 늦은 시간에
남편은 간단히 뚝딱뚝딱 요리를 하여
아내에게 술상을 내어놓는다.
소주잔을 주고받으니
한 배가 두 배되고, 두 배는 세 배로 이어진다.
서로는 췻기가 오르고,
대뜸 남편은 아내에게 ‘이쁜짓~~’을 요구한다.
아내는 이리저리 눈동자만 굴리다가
잠깐 얄궂게 웃으며 ‘이쁜짓~~’을 한다.
아내의 ‘이쁜짓~~’을 가만히 쳐다보며
짓굳게 ‘안 이쁘다.’고 놀린다.
췻기가 가득한 아내가 더더욱 ‘이쁜짓~~’을 한다.
‘ㅎㅎ 이뽀이뽀.’
하하하!!! 남편의 웃음소리가 경겹다.
그렇게 세월은 늙어가는 두 부부의
뇌리에 또 하나의 기억을 쌓아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