七龍車와 산행길
七龍車와 산행길
2013년 6월 26일
진지왕은 桃花娘을 희롱하였다. 남편 있는 桃花娘을 취하려고 하였으나 桃花娘은 꼿꼿하게 아룄다. ‘지금은 남편이 있어서 두 남자를 섬기지 못하지만 남편이 없으면 왕을 섬길 수 있다.’고,.. 그 후 1~2년이 지나 왕도 붕어하고 桃花娘의 남편도 죽었다. 그런데 어느 날 진지왕이 살아 桃花娘을 찾아 온 것이 아닌가? 왕은 7일 동안 머물렀는데, 항상 오색구름이 집을 덮고 향기가 방에 가득하더니 7일 후에 갑자기 왕의 자취가 없어졌다.
아름다음이 곳곳에서 묻어나는 산 속 길, 그곳에서 기이하게 생긴 모퉁이를 돌고나니 저 만치 앞에 七龍이 수레를 휘감고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모습이 보였다. 너무나 신이하여 다가갔더니 자연스레 七龍은 나를 수레로 인도하였다. 七龍車에 올라타니 七龍은 소리 없이 하늘로 떠올라 좁은 오솔길을 지나고 맑디맑은 강물을 건너고 넓은 바다 위를 새처럼 비행하며 나를 어디론가 데리고 갔다. 七龍이 도착한 곳에는 어여쁜 작은 소녀가 가느다란 화살에 맞아 많이 아파하고 있었다.
‘七龍이 이 소녀를 위해 나를 데려왔구나!!’
소녀는 인기척을 느끼자 파르르 눈을 떴다. 아파하는 기색이 역력하였다. 그 소녀를 안아 七龍車에 태우자 七龍은 다시 하늘을 쏜살같이 날아 이번에는 어느 깊은 산골 작은 암자로 인도하였다. 그 곳에 이르니 조그마한 우물과 기이한 약초 그리고 진신사리가 모셔져 있는 탑이 하나 있었다. 소녀가 우물물을 마시고 약초를 씹자 아픔은 이내 사라졌다.
소녀의 아픔이 사라지자 七龍車는 다시 남해를 향하여 질주하기 시작하였다.
‘너 이름이 무엇이니?’
‘응 내 이름은 佳人이야’
통성명을 시작으로 나와 소녀 사이에는 여러 이야기가 오고 갔다.
여행을 좋아한다고 하니 여행에 같이 데려가 달라고 하였고, 맛있는 칼국수를 잘 끓인다고 하니 칼국수를 만들어 달라고 하였으며, 영화를 자주 본다고 하니 시간 될 때 영화를 보여 달다고 하였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七龍車는 남해안의 작은 섬에 도착하였다. 섬에 도착하니 七龍은 큰 소리로 섬 이곳저곳을 향하여 포효하였다. 아마 섬에 있으며 사람을 괴롭히는 악한 정령들을 쫓아내기 위함이었으리라.
우리가 七龍車에서 내림과 동시에 갑자기 七龍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아랑곳하지 않고 소녀와 섬의 아름다움에 취해 이곳저곳을 걷다가 나뭇가지에 살짝 부딪혔는데, 내 눈이 번쩍 뜨였다.
‘아 꿈이었구나. 정말 아름다운 꿈이었구나.’
아침 10시에 집을 나섰다. 지난 번 혼자 산행을 하면서 비가 내리는 바람에 소형산까지 갈려고 했던 산행길을 포기하였었는데 다시 종주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집에서부터 걷기 시작하여 문수사에 이르니 49제를 지내는 장면이 보였다. 절을 지나 오솔길을 따라 옥녀봉에 오르니 2시간이 지난 것을 알 수 있었다. 해맞이전망대에서 잠깐 쉬고 소형산 부조정에 이르니 또 2시간이 걸렸다. 산 속 길을 걸으니 아름다움이 도처에 널려 있었다.
‘아마 저곳에서 한 번 씩 요정이 모습을 나타낼거야.’
준비해간 맥주와 소주도 간간히 한 잔 씩 걸치니 이게 바로 신선놀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산을 내려와 중명생태공원에 들러 인공의 아름다움도 잠시 느끼고, 아스팔트길을 따라 사람 냄새가 묻어나는 장면을 보고 걷노라니 이것이 진정 여행의 재미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집에 도착했을 때 시계의 시침은 7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즐거운 여행이었다. 또 가고 싶은.,,,
잠깐
꿈속의 작은 소녀 佳人아!!
이제는 다시 아프지 마라. 만약 아픔이 생기면 나를 부르렴. 내가 꿈속으로 달려가 너를 낫게 해 줄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