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喙(훼)와 啄(탁)의 소리값 #1

livemiri 2009. 9. 17.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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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miri(2009-09-17 19:53:00, Hit : 0, Vote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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喙(훼)와 啄(탁)의 소리값 #1
喙(훼)와 啄(탁)의 소리값#1


냉수리신라비나 봉평신라비를 보면 신라인들이 직접 기록한 新羅六部에 대한 명칭의 일부가 기록되어 있는데, 냉수리비에는 喙, 沙喙, 本彼, 斯彼가 기록되어 있고, 봉평비에는 喙部, 沙喙部, 部, 本波部가 기록되어 있다. 그 외 후대의 신라금석문에서도 관찰이 된다. 그러나 13c의 기록인 삼국사기에는 유리이사금 9년조에 梁部, 沙梁部, 漸梁部[一云牟梁], 本彼部, 漢祇部, 習比部로 기록되어 있다.
당연히 신라인들이 자신들의 부명으로 기록한 것들은 喙, 沙喙, 岑喙, 本彼, 斯彼이다. 이것들이 후대로 전해지는 과정에서 변형이 이루어져 삼국사기에 기록될 즈음에는 梁, 沙梁, 漸梁[牟梁], 漢祇, 習比의 모습이 된 것으로 보인다. 그에 비해 本彼의 모습은 제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그리고 이른 시기의 신라금석문에서 漢祇의 원형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아마 ‘□彼’의 형태가 아닌가 추측해 본다.


각설하고 이 글의 목적은 喙에 대하여 살펴보는 것이다.

‘喙’는 ‘부리:훼’ 字로서 분명 ‘훼’로 소리가 남에도 통상 "탁"으로 읽는다. 그 이유는 일단 "喙(훼)"와 "啄(탁)"이 字形上 비슷하기 때문일 것이다.

喙에 대한 기록은 계림유사에서 찾아진다. 계림유사의 사본은 현존하는 것이 약 20개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그 곳에 “雞曰/口+遂-辶/音達” 또는 “雞曰啄/口+豕/音達” “雞曰喙音達” 등으로 기록되어 있다.

miri주 : 地名學 제13집(2007. 12)에 수록된 김영만의 “신라 지명 喙(훼)와 啄(탁)의 字音상 모순을 어떻게 볼 것인가”를 참고 하시기 바랍니다.




인터넷에 공개되어 있는 한글(문서편집기)로 작성된 15쪽 분량의 [계림유사] 한글파일에서 雞를 찾아보면 아래와 같이 편집되어 있다.

雞啄音達 <古>啄査字典無此字乃朝鮮土語

miri주 : <古>에 대하여 한글 문서에서는 출처를 아래와 같이 설명을 붙여 놓았다.
方輿彙(방여휘) 엮은 흠정(欽定) 고금도서집성(古今圖書集成) 변예전(邊裔典) 제25권 조선부(朝鮮部) 휘고(彙考) 13 (청 옹정(擁正) 3년(1725) 판본을 중화민국 23년(1934)에 다시 영인한 것) <약호 : 古>

雞曰□의 기록에서 사본마다 □부분의 글자 형태가 조금씩 다른 이유는 “啄査字典無此字乃朝鮮土語”라 한 것처럼 중국인들이 인지하지 못하는 □부분의 글자의 고려인의 소리값에 그 원인이 있어 보인다. 고려인의 소리값은 신라인의 소리값과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雞(계)는啄(탁,닭)[音은 達(달)]이라 이른다.
한자로 雞라고 쓴 놈은 ‘닥’이라는 놈인데, ‘달’로 발음한다는 것이다. 경상도 사람들은 닭(雞을 달 또는 달구라고 발음한다. 達이라는 발음이 지금의 경상도 사람들과 똑 같다. 예문을 만들어 보자.

“저기 마당에 도라 뎅기는 달 잡아 먹어예.” <== 마당에 돌아다니는 닭을 잡아 먹자.
“달구똥 밟지 말그레이.” <== 닭의 똥을 밟지 말아라.



이번에는 신라인들의 생생한 발음을 들어보자.

삼국유사 歸竺諸師에서 일부를 옮겨온 것이다.

天竺人呼海東云矩矩吒䃜說羅. 矩矩吒言雞也. 䃜說羅言貴也.(天竺人은 海東을 "矩矩吒䃜說羅"라 부르는데, 이 구구타란 닭[계]를 말함이요, 䃜說羅는 귀貴를 말한다.)

필자는 이 기록을 인도로 유학을 간 신라고승들의 바디랭귀지로 이해하고 있다.

인도인이 물었다.
“너희들은 어디서 온 누구니?”
신라의 유학승이 대답했다.
“矩矩吒䃜說羅( 구구 달예. 서얼라)” <==‘예’는 높힘을 나타내는 語尾
월성(달성,달벌)에서 왔다는 것이다. 월성이 바로 달성, 계림이다. 계림은 서라벌이고 서라벌이 바로 신라다.

矩矩吒에서 矩矩는 닭의 울음소리를 나타내는 의성어로 보이며, 吒는 닭(달)을 말하는 것 같다. 䃜說羅言貴也에서 說羅를 빼야 䃜言貴也(예는 존귀를 나타낸다.) 바로 䃜(예)를 붙여 높힌 말을 했다는 의미가 이해된다. 그리고 說羅는 서라벌 또는 신라로 이해한다.





다음에 계속,......

livemiri (2009-09-18 14:41:04)
일연의 글에 보이는 矩矩吒[醫-酉+口]說羅라는 기록은 《大唐西域求法高僧傳》의 阿難耶跋摩의 기록에 있습니다. 그 원문은 아래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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阿難耶跋摩者。新羅人也。以貞觀年中出長安之廣脅(王城小名)追求正教親禮聖蹤。住那爛陀寺。多閑律論抄寫眾經。痛矣歸心所期不契。出雞貴之東境。沒龍泉之西裔。即於此寺無常。年七十餘矣(雞貴者。梵云矩矩吒[醫-酉+口]說羅。矩矩吒是雞。[醫-酉+口]說羅是貴。即高麗國也。相傳云。彼國敬雞神而取尊。故戴翎羽而表飾矣。那爛陀有池。名曰龍泉。西方喚高麗為矩矩吒[醫-酉+口]說羅也)。
/////////////


위의 글을 보면 阿難耶跋摩에 대하여 ‘新羅人也, 出雞貴之東境。沒龍泉之西裔。’라 하여 雞貴를 신라로 인식하는 태도를 보이지만, 말미를 보면 ‘西方喚高麗為矩矩吒[醫-酉+口]說羅也’라고 하고 있습니다. 신라의 스님에 대한 기록에 高麗가 나타나는 것은 무엇인가 착오가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래서 일연 또한 高麗관련 부분을 인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livemiri (2009-09-18 15:27:23)

냉수리신라비에는 斯羅라는 국호가 기록되어있고, 봉평신라비에는 新羅六部라 하여 新羅라는 국호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후대의 기록인 삼국사기를 보면 신라본기 지증마립간 4년조(서기 503년)에 국호변경에 대한 기록이 있습니다.

新羅本紀第四 <智證>麻立干 /// 四年, 冬十月, 群臣上言: “始祖創業已來, 國名未定, 或稱<斯羅>, 或稱<斯盧>, 或言<新羅>. 臣等以爲新者德業日新, 羅者網羅四方之義, 則其爲國號, 宜矣. 又觀自古有國家者, 皆稱帝稱王, 自我始祖立國, 至今二十二世, 但稱方言, 未正尊號, 今群臣一意, 謹上號<新羅>國王.” 王從之.

‘新羅’라는 국명으로 변경하기 전에 斯羅, 斯盧 등의 기록이 보이는데, 진작 신라인들의 기록(냉수리신라비)에는 ‘斯羅’라고 되어있습니다. 이번에 발견된 중성리신라비의 折盧가 斯盧와 자획이 비슷하고, 또 글자가 기록된 위치가 국명이 기록될 수 있는 위치 등으로 보아 국명으로 파악할 수 있는 가능성은 있어 보입니다.

그러나 비슷한 시기 신라인들이 기록한 여러 인명의 비교를 통하여 같은 글자이거나 거의 비슷한 글자로 인명을 표기한 것을 통하여, “만약 이번에 발견된 중성리비에서 국명이 기록되었다면 ‘斯羅’로 기록되어있어야 하지 않을까” 추측합니다.

矩矩吒[醫-酉+口]說羅라는 표현은 ‘신라의 언어’가 ‘인도어(?)’로 기록되고, 다시 한역되는 과정에서 원래 소리값에 변화가 있었을 것이라 추측합니다. ‘미수다’ 같은 TV프로그램을 볼 때, 한국말을 잘하지 못하는 출연자가 자국어가 아닌 영어로 된 친구의 설명을 듣고 다시 한국어로 표현하는 모습과 비교하면,...(좀 이상하나요??)

‘說羅’는 그러한 과정을 겪은 ‘新羅(신라)’에 대한 소리값으로 판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