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쓰는 우리 상고사

도치문과 諸韓國臣智加賜邑君印綬

livemiri 2009. 11. 2. 02:14
글쓴이
livemiri(2009-11-02 02:08:35, Hit : 0, Vote : 0)
제목
도치문과 諸韓國臣智加賜邑君印綬
도치문과 諸韓國臣智加賜邑君印綬



일반적으로 우리가 쓰고 있는 국어는 띄어쓰기를 하고 있다. 그래서 문장의 의미를 파악함에 크게 힘이 들지 않는다. 그러나 역사연구의 기본이 되는 원전들(예로 중국의 25사, 삼국사기, 일본서기 등)이나, 우연히 발견되는 금석문(예로 최근 발견된 중성리비 등)은 띄어쓰기나 끊어읽기의 구분이 전혀 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내용 파악에 무척 힘이 든다.

이러한 것에 대한 비유로 ‘아버지가방에들어가셨다’라는 재미있는 문장이 있다. 이 문장은 ‘어떻게 끊어 읽는가?’에 따라 문장의 의미는 확연히 달라진다.

1) 아버지가 / 방에 / 들어가셨다.
2) 아버지 / 가방에 / 들어가셨다.

위에 두 가지의 띄어쓰기를 예시로 보였다. 많은 사람들은 1)번이 올바르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지는 않다. 1)번이 경우가 올바른 파악인지, 2)번이 올바른 파악인지는 전체적인 문장의 내용이 파악되어야 평가할 수 있다.


예시 1]
우리 가족은 거실에 모여 앉아 차와 과일을 먹으면서 TV를 보면서 오순도순 이야기를 하였다. 이윽고 시간이 늦어지자. 아버지가방에들어가셨다. 우리도 각자의 방으로 들어갔다.

예시 2]
아버지는 어린 아들과 숨바꼭질을 하였다. 아들이 술래가 되어 ‘무궁화꽃이피었습니다.’를 반복해서 외치는 틈을 타 아버지는 큰 가방 속에 숨었다. 그러나, 아들은 몰래 곁눈질로 아버지가 숨는 것을 보고 있었다.
이 때 갑자기 어머니가 나타나셔서 아들에게 “아빠 어디 계시니?” 하고 묻자, 아들이 대답했다.
“아버지가방에들어가셨다.”



위와는 다른 하나를 살펴보자.
예시 2]의 ‘아버지가방에들어가셨다’는 ‘가방에아버지들어가셨다’라고도 표현 할 수 있다. 이렇게 문장의 성분이 자리를 바꾸는 것을 보고 우리는 ‘도치’라고 한다. 보통 도치는 강조하고 싶은 것을 나타내기 위해서 사용한다.


다음은 국사편찬위원회의 한국사데이터베이스[ http://db.history.go.kr/ ] 에서 가져온 [삼국지 위지 동이전 한전]의 일부이다.
///////
景初中, 明帝密遣帶方太守劉昕·樂浪太守鮮于嗣越海定二郡, 諸韓國臣智加賜邑君印綬, 其次與邑長. 其俗好衣幘, 下戶[註020]詣郡朝謁, 皆假衣幘, 自服印綬衣幘千有餘人. 部從事吳林以樂浪本統韓國, 分割辰韓八國以與樂浪, 吏譯轉有異同, 臣智激韓[校勘 130] [註021]忿, 攻帶方郡崎離營. 時太守弓遵·樂浪太守劉茂興兵伐之, 遵戰死, 二郡遂滅韓.

[校勘 130]「宋本」에는 ‘臣幘沾韓’으로, 『三國志』「韓傳」에는 ‘臣濆沽國’으로 되어 있으니 ‘幘’과 ‘濆’ 중 어느 하나가 誤記인 듯 하다.
///////


오늘 살펴볼 문장은 아래와 같다.
明帝密遣帶方太守劉昕·樂浪太守鮮于嗣越海定二郡, 諸韓國臣智加賜邑君印綬, 其次與邑長.

위에서 ‘도치’라는 문법용어를 언급했는데, 위 문장에도 도치가 된 부분이 있다. 눈치 빠른 사람은 벌써 알아차렸을 것이다.

諸韓國臣智加賜邑君印綬
이 문장은 ‘加賜’가 서술어이다. 그래서 ‘여러 韓國의 臣智는 邑君에게 印綬를 加賜하였다.’라고 해석을 할 수도 있다.[miri 주 : 이러한 번역이 일 년 전 이곳에서 한번 논의된 적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해석은 이 문장이 도치된 문장임을 이해하지 못한 所産이다.

위 문장의 정확한 의미를 파악해 보자.
먼저 위 문장은 주어인 明帝가 생략되어 있다. 그래서 제대로 된 문장을 만들어 보면,
(明帝)加賜諸韓國臣智邑君印綬(영어의 4형식)이다.
그래서 ‘(明帝)는 諸韓國臣智에게 邑君印綬를 加賜했다.’로 해석이 된다.

다음 문장도 마찬가지이다.
其次與邑長.는 (明帝)與其次邑長(印綬) (명제가 其次에게 邑長(印綬)를 주었다.)로 파악된다.


그래서, 전체적인 해석을 하면 아래와 같다.
///// 景初中에 明帝는 은밀히 帶方太守 劉昕과 樂浪太守 鮮于嗣를 파견하여, 海(황해)를 건너 二郡를 안정시켰다. (明帝는) 諸韓國臣智에게 邑君印綬를 加賜하고, 其次에게 邑長(印綬)를 주었다. /////


국편의 해석도 아래와 같다.
///////
○ 景初 연간에 明帝가 몰래 帶方太守 劉昕과 樂浪太守 鮮于嗣를 파견하여 바다를 건너가서 [帶方·樂浪의] 두 郡을 평정하였다. 그리고 여러 韓國의 臣智에게는 邑君의 印綬를 더해 주고, 그 다음 사람에게는 邑長[의 벼슬]을 주었다.
///////



필자의 해석에 대한 증거를 제시한다.

한전에는 다음과 같은 문장이 있다. (miri주 : 일 년 전에 필자는 아래의 문장에 대한 정확한 번역을 이 홈피 구석구석에 해두었다.)
///////
辰王治月支國.
臣智或加優呼.
臣雲遣支報安邪踧支濆, 臣離兒不例拘邪秦支廉 之號.
其官有 ‘魏率善邑君歸義侯’ ‘中郞將都尉伯長侯’
///////



마지막 문장을 잘 살펴보자.
두 눈을 부릅뜨고 쳐다보면, 검은 색으로 적혀있던 글자가 붉게 나타난다.

‘魏率善邑君歸義侯’ ‘中郞將都尉伯長侯’

(힘센ㅋ) ‘臣智에게 邑君印綬를 加賜했다’고 했는데, 그 것을 받은 자가 바로 ‘臣雲遣支報+安邪+踧支濆’이다. 魏明帝는 그에게‘魏率善邑君歸義侯’를 주었다.

그리고 其次與邑長이라 한 것은 ‘臣離兒不例+拘邪+秦支廉’을 말한 것이다. 魏明帝는 그에게 ‘中郞將都尉伯長侯’를 주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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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 아들 녀석이 자신의 일에 충실하는 모습이 많이 보여, 다시 ‘라디오 기능이 없는 MP3플레이어’를 하나 사줄까합니다. 지난 번에 고장 난 ‘MP3플레이어 기능이 있는 라디오’를 잘 버렸다는 생각이 드는군요.